백조와 박쥐(히가시노 게이고)
「용의자 x의 헌신」, 「나미야 잡화점의 기적」 등으로 알게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.
책의 제목이 「백조와 박쥐」라...뭐지 뜬금없는 한 쌍은? 흑과 백? 명과 암? 선과 악?
왠지 이분법으로 나눠야만 할 거 같은 제목에서 기대 반, 걱정 반...책의 두께(560여 쪽)와 종이 재질, 그리고 전체적인 빡빡함에서 압도당하며 읽기도 전에 뭔가 진 느낌이랄까....
아무튼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오랜만에 추리소설 한 번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정독을 했다.
55세 변호사 시라이시 겐스케(딸 미레이), 66세 구라키(아들 가즈마), 경시청의 고다이 형사, 사기꾼 하이타니, 후쿠마 준지, 아사바 모녀(아들 안자이 도모키). 30여 년을 아우르는 긴 서사에 두 가지의 큰 사건들이 벌어진다.
우려와는 달리 두 가지의 큰 사건들 속에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를 가족애, 남녀의 사랑, 고통, 공감, 정의감 등을 버무리며 진부하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. 나도 모르게 푹 빠져 읽으며 여러 감정을 느끼다가 막바지에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띵~~하는 부분(안자이 도모키...)을 느끼다 보니 3~4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.
<죄와 벌>...어디까지가 죄이며 어떤 벌을 내려야 하고 받아야 하는가...용서는?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? 남겨진 살인자의 가족은? 가해자의 가족과 피해자의 가족의 만남
확실히 '사회파 추리소설'답게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많은 것 같다.
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충분히 쉽게 읽힌다. 책의 두께가 두꺼워서 망설였거나 오랜만에 사회적 문제를 다룬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.
p.s: 읽다가 중간중간 미셸 깽의 소설 <처절한 정원>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이 책도 추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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